DIARY :: 혼자보다 함께가 즐겁기 위한 노력
언제나 함께, 그러다가 갑자기
위코드에 와서 벌써 2차 프로젝트까지 마무리하게 되었다. 코로나의 영향으로 예상치 못하게 온라인으로 수업형태가 전환되었고, 협업 프로젝트도 자동으로 온라인으로 변경되었다. 온라인은 오프라인과 정말 많은 것이 달랐다. 오프라인보다 계획도 더 철저하게 짜야 했고, 게을러지는 나 자신을 더욱 몰아붙여야 했다. 문제가 생겨도 온전히 혼자서 고민하고, 노력하고, 스스로를 다독여야 했다. 나는 원래 혼자서 일을 했었기에 분명 몇 개월 전만 해도 이렇게 진행하는 것이 전혀 불편하지 않았고, 외롭고 슬퍼도 노력할 수 있었는데 고작 한두 달 함께하는 환경에 있었다고 혼자 있는걸 힘들어하는 내가 신기했다.
안일하게 생각하며 간단하게 이야기했던 계획과, 소통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몇 가지 문제가 발생했지만 나는 이런 문제점을 말을 해야 할까?라는 고민이 들었다. 겁이 났기 때문이다. 나 혼자만 이런 부정적인 생각에 빠져 잘 진행되고 있는 팀의 분위기를 망치는 것이 아닐까, 내가 괜히 트러블을 만드는 게 아닐까, 어느새 나는 소극적인 사람으로 변해있었다.
다행히 팀원들도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고, 우리는 다시 계획을 철저하게 짜고 소통하는 시간을 늘려 팀워크를 잘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였다. 어떨 때는 적극적이고, 어떨 때는 소극적인 나를 보며 생각에 빠졌다. 나는 어떤 개발자일까?
나는 어떤 개발자, 아니 사람일까?
사람들이 말하는 함께하고 싶은 개발자는 어떤 개발자일까? 어떤 사람은 자신보다 똑똑해서 지식적으로 이끌어 줄 수 있는 사람을 원할 수도 있고, 어떤 사람은 실력보다는 분위기 메이커로 최강의 팀워크를 실현해 줄 수 있는 사람을 원할 수도 있다. 아니면 똑똑하고 성격 좋은 완벽한 개발자를 원할 수도? 나는 그런 사람 중에 어떤 사람인 걸까? 또 나는 어떤 사람을 원하는 걸까? 사람들이 원하는 조건을 하나씩 생각하며 나를 돌아보았다.
나는 아직 주니어 개발자로 실력이 월등하지 않는다. 아직도 많은 노력을 해야 하고, 많은 경험을 쌓아야 한다. 실력 면으로는 사람들을 충족시킬 수 없을 수 있다. 그렇다면 나는 함께 있을 때, 즐거운 사람일까? 스스로 사교성이 떨어진다고 생각하진 않지만 함께했을 때, 모든 사람을 100% 만족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자신도 없다. 아직도 나는 마음을 크게 쓰는 방법을 배워가고 있으며, 많이 발전해야 한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나는 어떤 사람인 걸까? 나와 함께 했던 팀원들은 나로 인해 정말로 즐거웠을까? 이런저런 생각에 빠지며 길을 잃어가고 있는 기분이었다.
작은 성장을 등불삼아서 걸어가기
생각을 계속하다 보니 '아니, 근데?' 라는 생각이 울컥 올라왔다. 물론 내가 다른 사람들보단 조금 느릴 수도 있고, 조금 실력이 떨어질 수 있지만 어제보다는 발전하고 있다. 서당 개도 3년이면 풍월을 읊는다고, 시간이 지나면 실력은 계속 늘어날 것이다. 내가 포기하지만 않는다면 말이다. 이렇게 부정적 생각에 빠져있으면 영원히 길을 못 찾을 거고, 미래는 원래 불안한 법이니 작은 발전에 대한 기쁨을 등불로 챙긴다면 불안한 마음을 전부 없앨 수는 없어도 길은 찾을 수 있지 않을까?
모든 사람이 나를 원하거나 좋아하지 않더라도, 나랑 함께하는 것이 즐거운 사람도 분명히 있을 것이다. 좋지 않았던 프로젝트를 기억하며 후회하기보다는 스스로를 돌아보며 나를 다듬어가자. 당장 지금은 아니더라도
'아, 저 사람이랑 함께 일했던 프로젝트, 지금 생각해도 정말 재밌었어.'
라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지 않을까? 역시 나는 함께하는 게 즐거웠던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다. 함께하는 것이 즐거울 때야말로 사람은 가장 안정되고 능률이 올라간다고 믿는다. 오늘 했던 긍정적인 결론을 기반으로 앞으로도 불안함이 다가와도 흔들리지 않고 천천히 웃으며 나아갈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그런 개발자가 되고 싶다.